로블록스 직접 해 본 후기 (미프시티 플레이후기)

메타버스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은 정확히 나뉘어지지 않습니다. 이미 오리지널 세상과 메타버스 세상의 경계가 어디인지도 모를 만큼 기가막히게 통합되고 있기때문이죠.

 

메타버스를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다고? 라는 의문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메타버스의 놀라운 점입니다. 메타버스의 삶을 아날로그의 삶을 느끼는 것처럼 그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그 경계를 제대로 알아차리기 힘든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예시를 들겠습니다. 역시 가장 대중적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로블록스ROBLOX’라는 게임입니다.

 

로블록스에서 미프시티MeepCity를 주구장창 플레이해봤습니다. 미프시티는 사람들이 자기가 꾸며놓은 세상이나 방에 모여서 수다떨고 춤추고 하는 공간인데요. 사실 우리나라 게임에서도 채팅으로 가상으로 애인도 만들어보고 이미 다 해본 것들이었습니다. 하나 다른 점은 로블록스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논다는거 ㄷㄷㄷ

 

로블록스의 미프시티에 들어가면 수많은 놀이터가 있는데요. (미프시티에는 놀이터, 학교, 게임장 등등 별게 다있습니다) 저는 음악나오는 놀이터에 가서 놀았습니다. 즉 가상클럽이죠. 아바타들이 춤 겁나추고요. 노래도 별게 다 나옵니다. 온갖 언어로 사람들이 춤추면서 채팅하는데 재밌더라구요. 실제로 클럽에 와있는 느낌도 들고 하여간 신박했습니다. 

 

로블록스는 게임이라고 표현했지만, 하나의 현실적인 세상임에 가깝습니다. 로블록스 매니아는 아날로그 세상보다 로블록스의 세상, 로블록스 안에서의 자아에 더 매력을 느끼죠. 실제로 게임플레이를 하면서 느낀게, 우울증에 걸린 애들이 정말 많아보였습니다. 로블록스에서 영어로 채팅하다보면 어둠의아이들(?)도 많이 보였죠. 말만 봐도 알잖아요. 근데 걔들은 자기 아바타도 그런식으로 꾸며놉니다 ㅋㅋㅋ 아바타=자기스타일 동일화하죠. 보통 아바타꾸미기 하면 평소 본인보다 더 멋있게, 예쁘게 꾸밀거같죠? 안그렇더라구요. 현실세계에 꾸미고다니는 모습 비슷하게 아바타도 꾸밉니다. 현실스타일이랑 로블록스 아바타 스타일이랑 비슷하다는 말이에요. 대신 좀 더 개성있게 꾸미죠. 

 

로블록스에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은 원, 달러를 로벅스로 환전하는게 목표죠. 이제는 로블록스로 게임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출근하러 간다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인간의 삶의 가치가 굳이 아날로그 세상에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로블록스 하다보면 여기서도 역시나 생산자vs소비자가 명확히 구분됩니다. 대부분의 로블록스 유저들은 소비자죠. 게임이나 옷 안 만들어요. 처음에 로블록스로 돈벌어야지~ 하고 접속해도 그거 만들기도 엄청 귀찮고 꽤나 노가다입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게임이나 채팅방에 들어가지 자기가 만드는 경우는 정말 별로 없어요. 또 창작자들은 창작만 합니다 ㅋㅋ 그사람들한테는 그것만이 재미이니까. 

 

 

로블록스 세상에서 사람들 스스로 만든 세계(게임), 패션, 자동차 등 우리의 상상력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그 창조물은 우선은 내가 만든 것이지만, 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창작물을 타인과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타인이 내 창작물을 사용한다고 그 가치가 떨어지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유가 많이 될수록 내가 만든 소유물의 주목도는 올라가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록 더 많은 공유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 공유는 끝이 없습니다. 더욱 더 높은 차원의 가치가 생성되죠. 사람들은 여기서 보람을 느끼며, 아날로그 세상과는 또 다른 거대한 성취감을 로블록스 세상에서 얻게됩니다. 로블록스, 즉 메타버스의 가장 큰 유혹은 미친듯한 공유인 것 같네요. 끊임없는 공유로 얻어지는 뿌듯함은 정말 중독적입니다. 왜냐면 즉각적으로 눈에 바로바로 보이거든요.

 

한국인들의 비율은 정말 적었고요. 서양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이합니다. 어린애들만 하는줄 알았는데 플레이어들은 성인 반 어른 반입니다. 가족 전체가 중독된 집안도 많아보였습니다.